아름다운 고전 키다리 아저씨

 

자신이 행복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여자 아이들을 많이 알아요.

그 애들은 행복에 익숙해진 나머지 행복을 느끼는 감각이 무텨져 버렸지만,

전 매순간 제가 행복하다는 사실을 온전히 느낀답니다.

그리고 아무리 속상한 일이 생겨도 그 사실을 잊지 않을 거예요.

그 일을 재미있는 경험이라 여기고, 고통을 기꺼이 받아들일 생각입니다.

" 내가 어떤 하늘을 이고 있든, 나에게는 모든 운명과 맞설 용기가 있다.'는 말처럼.

 

김지혁 일러스트를 좋아해서 키다리 아저씨 도서를 구입했다. 키다리 아저씨는 고아원에서 자란 주디가 후원자의 도움으로 학교에 진학하며 후원자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되어 있다. 여기서 후원자가 주디에게 원한 건 한달에 한번씩 편지를 받는 것뿐이다...  이 내용만 기억날 뿐 마지막 부분은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아서 오랜만에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어른이 되어 읽으니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는 책이었다. 일러스트가 너무 예쁘고 두껍지 않아서 금세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정작 중요한 건 엄청난 즐거움 보다는 작은 것에서 즐거움을 찾아내는 자세랍니다.

전 행복해지는 진짜 비결을 알아냈어요.

과거에 얽매여 평생을 후회하며 산다거나 미래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최대의 행복을 찾아내는 거죠. 

 

 

전에 취미로 그림을 배울때 그림을 거꾸로 놓고 그리게 한 일이 있었다. 난 구도조차 잘 잡지 못해서 그림이 원래 모습과 멀어졌다. 화가들은 그림을 그릴때 잘 그리기만 하는게 아니라 그림 사이사이의 공간이나 거리까지 관찰하는 눈이 다르다고 한다.

사물을 보는 눈이 다르기 때문에 그림을 잘 그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나의 드로잉 실력은 내 수준에서 굉장히 많이 향상되었다. 전체가 아니라 부분을 보면서 그리려고 노력했다. 화가처럼 주디도 세상을 보는 눈이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생각은 과거와 미래에 있을 때가 많다. 당장 지금의 행복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더 행복한 일상을 만드는 방법이라고 누군가 알려준다고 해도 사실 그림처럼 빨리 좋아지기는 어려울 것 같다.

 

 

전 정말 못된 아이예요. 

지난주에 보낸 끔찍한 편지는 제발 잊어 주세요. 그날 밤 전 너무 외롭고 비참한 데다 목까지 아팠거든요. 무진장 아프고, 우울하고, 비참했던 마음을 환하게 바꿔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저씨는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분들이 많으실 테니, 혼자인 게 어떤 기분인지 모르실 거예요. 하지만 전 너무도 잘 알아요.

 

 

주디는 밝은 성격이기 때문에, 편지글에서도 학교생활이 유쾌하게 그려진다. 하지만 밝은 내용의 편지 한 부분엔 주디의 외로움이 적혀 있다. 그 외로운 마음까지 모두 알 수 있는 건 키다리 아저씨 밖에는 없다. 이 책은 주디가 일방적으로 적은 편지글로만 되어있고 답장이 없는데도 키다리 아저씨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주디가 엄청나게 소망하는 데도 주디를 좋아하는 남자가 있는 캠프엔 참석하지 못하게 하거나, 장학금은 포기하고 자신의 지원만 받으라는 부분은 이책의 또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주디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고아라는 비밀을 가지고 힘들어 한다. 솔직해 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모두 알지만 막상 본인의 일이 되면 어려울 거란 생각이 들었다. 주디는 이 비밀을 말 할 수 없어서 사랑하는 사람의 청혼도 거절하고 힘든 시간을 보낸다. 자신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에 더 힘들었을 것이다. 만약 저비스가 다시 주디에게 왔다면 용기내기 쉬웠겠지만, 거절당한 입장에서도 저비스 성격에서도 어려운 일이다. 저비스가 편지로 주디의 심리와 상황까지 조금 늦게나마 다 이해할 수 있는 입장이라는 것은 다행스런 부문이다.

 

 

당신 기운을 복돋워 주려고 했는데, 오히려 제가 기운을 차려야겠네요.

당신에게 무슨일이 일어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제 마음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어요.

예전에는 잃을 만한 소중한 게 없었기에 그렇게 어리석고 경솔하고 근심 없이 지낼 수 있었나 봐요.

하지만 지금은 평생 '어마어마한 걱정거리'를 안고 살게 됐어요. 당신이 제 곁에 없을 때마다 전 자동차가 당신을 덮치진 않을까, 간판이 머리에 떨어지지는 않을까, 꿈틀거리는 끔찍한 병균이 당신 입속으로 들어가지는 않을까 늘 걱정할 테니까요.

제 마음의 평화는 영원히 사라졌어요. 하지만 전 원래 무미건조한 평화엔 관심이 없답니다.

 

 

마지막 편지는 이렇게 주디의 마음에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채 처음 써보는 연애편지로 마무리 된다.

사랑하는 남자 저비스가 자신의 유일한 가족 키다리 아저씨였다는 행복한 사실을 알게 되면서 말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너무 재미있어서 애니도 찾아서 보았다. 마지막 졸업식 장면에 대표로 주디가 연설을 하는데 자신이 고아라고 모두에게 고백하는 장면이 나온다. 감동적이고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장면이라서 추천하고 싶다. 대학 생활을 하며 성장한 주디의 이야기가 책과 달리 자세하게 그려져서 애니메이션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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