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내인생 20회

신혜선의 반성이 짧았으면 좋겠다.  

아이들도 놀이할 때 때린 놈은 도망가고 맞은 놈은 쫓아갑니다.

 때린 놈에게 큰 걱정이 생긴다면 맞은 놈은 충분히 화도 낼 수 없을텐데요. 

사라진 지안이 걱정 하느라 지수의 상처를 잘 보듬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아쉬웠던 20회였습니다. 

21회 예고를 보겠습니다.

그놈이 얼마나 비참하고 참담하겠냐...

나는 하나도 안 비참해?

21회 예고에서 지수의 대사입니다. 물론 예고를 보고는 다 판단할 수 없지만, 20회를 본 기분이 나타나는 장면입니다. 서은수에게 신혜선 걱정하는 천호진...

사회의 벽 앞에서 좌절하는 청춘이 어디 지안이 하나 뿐일까요? 제 주변에는 노후 준비가 되지 않은 부모의 생활비를 보태기 위해서 꿈을 포기한 친구도 있습니다. 집에 대한 책임감으로 더 힘들었던 지안이를 생각했다면, 집 생각하지 말고 니 인생을 찾으라고 했다면 좋았을 텐데... 간과한 것이 한가지 더 있죠. 

지수 부모님에게 다시 한번 자식을 뺏은 것입니다. 본인 인생과 자신의 딸을 위해서 말입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지수의 아버지 전노민이 집으로 찾아옵니다. 

내딸을 내가슴에 묻었는데... 묻고 살았는데... 죽은 딸이 돌아왔어. 

근데 그 딸이 또 내 딸이 아니야! 세상에 할 짓이 없어서 자식을 바꿔치기해 

당신이 인간이야? 25년전 내딸 빼돌린 당신들 잡아 죽이고 싶은거 참았어. 

내딸을 키웠으니깐 내 딸이 부몬지 알고 컸으니까 

분노 대신 앙갚음 대신 사례를 했지... 

이번엔 내 자식을 바꿔치기 한 줄도 모르고

내딸 어딨어? 내딸 데리고 와. 이 집에 한시도 두고 싶지 않으니까!!

자신의 부모가 친부모의 사랑과 경제력을 친딸에게 주려고 바꿔치기 했다면 그 심정이 어떨까요?

저는 지수의 상처가 너무 크고, 그것을 감당하기 어려운 내용이 이어질 줄 알았는데요. 

더 삐뚫어 지는 건 생각보다 지안입니다. 지수는 집에 와서 화내고 부모는 돌아오지 않는 지안이 걱정이 더 크니까 말이죠.

충격받은 지수는 뛰어나가고 지수를 찾아 함께 달려 나온 두 아버지,,, 어디서 아버지 행세냐고 때리고 몰아붙이는 전노민에게 지안이 아버님(천호진)이 무릎을 꿇고 잘못을 비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장면은 저도 가슴이 아팠습니다만, 이 모든 일의 책임이 엄마에게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아버지 역시 방관자이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이 사실을 지수가 할머니가 되서 알았다면 어땠을까요? 나쁜 마음을 먹지 않았다고 해도, 올바른 선택을 하지 못하면 책임을 져야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저라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 집으로 지수가 돌아옵니다. 지안이의 비참함, 부끄러움 이해할 수 있지만, 그 안에는 그녀 부모의 사랑도 있습니다. 

그동안 믿어 의심치 않았던 부모에게 배반당한 기분일 지수,,, 아무말도 하고 싶지 않지만 본인이 들어왔는데도 밖에 서 있는 엄마를 보며 의문을 갖습니다. 

지안이가 아직 안왔어...

지안아 어디 있는거냐 제발 전화 한번좀 해라... 아빠가 잘못했다. 정말 정말 잘못했다. 그래도 돌아와라 응?

이런거였어? 엄마아빠 딸은 지안이었던 거야. 어떻게 지안이만 걱정해? 내가 돌아오기도 전에... 나한테 사과도 하기 전에...

왜이렇게 지안이를 걱정해. 어디서 죽기라도 할까봐. 그집에서 쫓겨난게 그렇게도 걱정돼? 친딸이라서?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요? 난 딸 아니었던 거야?  

지수야 그건 진짜 아니야. 그래서가 아니야.

그러면 왜 지안이 보냈어? 그집에...친딸이니까 보냈지. 엄마아빠 친딸은 지안이니까 보냈어.

나는 딸이 아니었던거야, 그냥 죽은애 대신 주워다 기른 애였던 거야. 엄마아빠 한테는...

물론 지수 걱정도 하고 찾아다니는 장면도 나왔습니다만, 지수가 저렇게 피를 철철 흘리며 아파하는데, 지수에 대한 걱정이나 아픔이 부족하게만 보입니다. 다음날도 전화기를 보면서 자신에게 전화하지 않는 부모를 야속하게 생각하는 지수,,,

신혜선 짐 챙기러 오라는 나영희 부름에 방을 둘러보던 김혜옥은 지안이 짐이 달랑 나시 한장이라는 사실에 가슴이 찢어집니다. 

그거 하나예요? 맞아. 나머진 내가 사준 옷들이고 내가 꾸며준 방이야. 

내 딸 입고 자고 쓰라고, 

그걸 당신 딸이 썼지, 당신 부부 사기극에 속아서 

지수도 지안이도 저한테는 똑같은 딸이었어요. 단지 지수는 사는데 불만이 없었는데... 지안이는 너무 힘들어해서 

사는데 불만이 없어? 그 헛간같은데 사는데... 빵집 종업원이나 하면서 사는데... 불만이 없어? 

니딸 서지안이 그렇게 소중했어? 

그래서 내딸은 니 들처럼 천하게 살게 하면서 니 딸을 내집에 보냈어? 

저는 지안이 어머니가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셨다고 생각합니다. 자식을 잃었던 부모에게 딸을 두번이나 뺏고, 자신의 자식을 보냈는데, 변명은 자기합리화일 뿐이네요. 지수는 여기서도 행복할 아이라니, 정말 지수를 똑 같은 자식으로 생각했는지 의문이 듭니다. 

집으로 돌아오지 않고 부모를 걱정시키는 지안이의 행동은 이해하지만 인정할 수는 없습니다. 지수와 바뀐 사실을 알았을 때도 본인의 부모 걱정만 앞섰던 지안이,,, 지수 친부모님의 마음을 생각했다면 사죄할 수 있던 기회를 놓치지 말고 빨리 제자리로 돌려놨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걱정하던 부모님이라면 집으로 돌아와서 힘이 되어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화라도 하던가 말입니다. 얼마나 걱정이 클지 짐작할텐데 말이죠. 그래야 온전히 지수에게 잘못을 빌고, 지수의 분노에 집중할 시간이 주어질 테니 말입니다. 주인공이기에 지안이 감정에 공감하며 시청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조금도 공감 되지 않고 고구마 3개 먹은 기분이 듭니다. 

현실은 몰라도 드라마에서는 서은수가 화낼 차례라는 생각이 듭니다. 부모는 충분히 사죄해야 하는 타이밍이란 생각이 들고 말이죠. 그러기 위해서 주인공 신혜선의 반성은 조금 짧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