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책을 많이 읽기로 결심하고 요즘 오디오북을 듣고 있습니다. 오디오 북은 아무곳에서나 들을 수 있고 눈이 피로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책을 귀로 듣다 보니 온갖 상념이 겹친다는 단점도 있고요. 오디오 북을 들으면서 신기한 점은 다시 듣고 또 들어도 들었던 부분만 들린다는 점입니다. 온갖 상념속에 빠져 있다가도 들었던 부분은 다시 저의 생각을 끌어 당겼어요. 쉽거나 재미있는 에피소드 정도의 내용이라서 저의 독해력이 이정도구나 하고 생각하고는 했죠.

책을 많이 읽어야 독해력이 는다고 하니, 일단 '책을 많이 읽으면 해결 되겠지.' 하고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유시민 작가님의 책은 정말 읽기가 편합니다. 오디오 북으로 집중하기가 너무 좋았어요. 이것은 책이 쉽다기 보다는 정말 잘 쓰여졌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퀀텀 독서법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미리 노하우를 알고 있는 '거인의 어깨에서 시작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읽었는데요. 내용은 생각지도 못했던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제가 몰랐던 내용이었고, 생각하지 못했던 내용이었습니다. 오른쪽 두뇌로 그림그리기 책에서처럼 단시간에 드로잉 실력이 좋아지는 비밀 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물론 그 비밀을 알게 되어도 꾸준히 연습하고 익히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점은 같네요. 작가님은 글쓰기는 운전과 같은 거라고 말합니다. 운전은 공부하고 운전법을 익혀도 실제로 몸에 익혀야 잘 할 수 있습니다. 글쓰기도 근육처럼 스스로 노력해서 만들어야 하는 거라고 말입니다.  

이 책은 글쓰기의 기본 규칙과 철칙을 예시까지 들어서 친절하게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주장을 하거나 본인의 가치 판단을 적을 때 주장은 반드시 논증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글은 주제를 벗어나지 않고 일관된 내용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은 글이며, 어떤 글을 주장할 때는 본인의 감정이나 취향은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책을 많이 읽어야 글을 잘 쓸수 있다는 점은 철칙이라고 합니다. 책을 많이 읽어도 글을 잘 쓰지 못할수는 있지만, 많이 읽지 않고도 잘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입니다. 어린이들은 무조건 좋아하는 책을 많이 읽으면 되고 어른들은 더 빨리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전략적 독서 목록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왠지 읽고 나면 더 똑똑하고 좋은 사람이 될 것만 같은 책들입니다.

모국어가 얼마나 중요한지 뇌과학을 기초로 간단히 설명한 부분도 있습니다. 문명이 생긴 이후 인간이 둘 이상의 언어에 노출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하나의 언어에만 최적화되어 있다고 말입니다. 자신의 언어가 자리를 잡고 통로를 통해 다른 언어와 교신한다고 합니다. 그 통로가 넓고 원할할수록 외국어를 더 유창하게 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다중언어 능력자의 뇌는 그렇다고 합니다. 보통 사람들의 뇌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어린 나이에 다른 언어에 더 많이 노출되면 먼저 자리를 잡았던 모국어가 밀려날수도 있다고 합니다. 두 언어 모두 잘 할 수도 엉망이 될 수도 있다고 말이죠. 모두 모국어를 쓰고 있지만 구사능력은 다 차이가 있습니다. 번역서 문장이 매끄럽지 않은 것은 영어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우리 글 실력이 부족해서라고 합니다. 자녀가 있다면 자녀의 언어 교육에도 참고할 좋은 이야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국어를 바르게 쓰지 못하면 깊이 있게 생각하기 어렵다. 생각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글을 제대로 쓸 수 없다. 모국어를 잘 하지 못하면 외국어도 잘하기 어렵다. 외국 유학을 하는 경우에도 외국어를 물 흐르듯 하면서 모국어가 신통치 않은 것보다는 차라리 그 반대가 낫다.

나는 한국어로 생각하면서 독일어로 논문을 썼다. 대부분 영어로 된 참고 문헌을 읽을 때도 한국어로 생각했다. 모두 한국어로 먼저 생각을 정리한 후에 독일어로 옮겼다. 외국어로 쓰는 글도 모국어를 제대로 하는 사람이 더 잘 쓸 수 있다. 다중언어 능력이 없는 우리네 보통 사람은 다 모국어로 생각하고 모국어로 느끼며 살기 때문이다."(37%)

추천 독서 목록 중에서도 토지와 자유론 코스모스는 열번 정도 읽어보아야 할 좋은 책이라고 합니다. 죄책감 없이 마음껏 즐겼던 취미가 독서였다는 저자는 토지 1부 2부는 5번이나 읽으셨다고 하니 부러워집니다. 독서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지만 즐기지는 못하니까 말이지요.

좋은 글을 쓰려면 못난글을 피해야 한다고 하는데요. 그 방법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좋은 책을 많이 읽으면 못난 글과 나쁜 문장에 대한 면역력이 저절로 생기지만 만들기가 어렵겠죠? 효과 좋은 백신 프로그램으로 이오덕 선생님의 '우리글 바로쓰기'란 책을 소개하고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글은 단문으로 쓰는 것이 좋으며, 말하듯이 적는 것이 좋다는 설명, 군더더기 없이 적는법, 읽는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너무 어렵지 않게 적는법, 시험 글쓰기 등 모두 예시를 들어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다른 책들도 이렇게 쉽게만 쓰여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렵고 멋을 부린 어떤 문장보다 더 훌륭한 것이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책이 아닐까하고 말입니다.

저도 이 조언들을 생각하며 글쓰기 연습을 해야 겠습니다. 그러나 추천 목록들은 좀 내용이 어려워 보이고 망설여 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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