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쎈 여자
도봉순 6회
자기도 같이 지내야 겠다고 국두가 쳐들어오고 이야기가 끝났었는데요. 국두가 집으로 오게 되면서 봉순이가 두 남자 사이에서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될 줄 알았는데, 두 남자 너무 서로에게만 집중합니다. 각자 방을 쓰자고 이야기했다가, 자기만 빼고 둘이 다정한 시간을 보내는 상상을 하는 세사람은 고개를 흔들고, 무박2일 코스를 결정하게 됩니다.
묘한 경쟁심으로 게임하고 술먹고 경쟁하는 두 남자, 속상한 봉순이는 사이에서 눈만 굴리다가 술 내기로 뻗은 두 남자를 동시에 안아서 귀가하게 됩니다. 중간에 술 깨는 약이라도 먹일 건지 두 사람을 길가에 기대 놓고, 국두에게만 다정하게 다녀온다고 기다리라고 합니다. 그렇게 두 남자가 길가에 취에 뻗어 있는데, 운 나쁜 건달들이 지갑을 노리고, 멋진 봉순이가 딱 멈추라고 으름장을 놓으며 나타납니다.
작고 귀여운 봉순이가 인상 빡 쓰고 당당하게 나오는 장면이 너무 좋습니다. 당연히 비웃던 건달들은 날라가고, 봉순이는 한숨을 쉬며 다시 두 남자를 들쳐 안고 집으로 옵니다.
민혁은 아버지 오성건설 주가가 하한가를 쳤다는 이야기를 듣고 봉순이는 그런 대표를 위로해 줍니다. 시간 지나면 다 없애준다고 말이죠. 자신의 떡 실신 동영상도 다 지워졌다고, 그런 과정에서 민혁이 해 준 사실을 알고 고맙다고 인사성도 밝은 봉순이, 이런 건 빨리 알아야 했는데 말이죠.
봉순이와 대표는 도로에서 사고난 앞 차에서, 여성 운전자를 괴롭히는 남자 운전자의 불편한 시비를 목격하게 됩니다. 그 장면을 보고 화가난 민혁이 차에서 내리려 하는데 이미 봉순이가 차에서 내리고 보이지 않네요. 봉순이가 뭐라고 해도 코웃음만 칠 뿐 남자의 행패는 잦아들지 않고, 민혁이 나타나서 뭐라하자, 드럽고 치사해서 물러나는 척 운전을 하며 달아납니다. 시비를 걸었던 남자 운전자는 가다가 안에 타고 있는 봉순이를 발견하게 되고, 썸 타는 걸로 오해하는지 방금 싸운 여자가 한적한 곳에 차를 세워달라고 요구하자 기쁘게 시키는 데로 합니다. 한적한 곳에 내린 봉순이는 여자들한테는 큰소리 치다가 남자가 오니 꼬리를 내리는 남자의 행동을 꼬집으면서 약자에게 그러면 안된다고 이야기 합니다.
봉순이 활약할 때 나오는 '힘을 내 슈퍼파워 걸~ 더이상 주저하지마!' 노래가 너무 신나고 좋네요. 노래에 맞춰 비겁한 남자 운전자의 차를 돌려서 혼을 내주는 근엄한 봉순이 표정도 믿음직 스럽고 너무 귀엽고 말이죠. 이 장면을 보던 민혁의 표정은 복잡해 보이지만 말이예요. 작고 연약한 여자가 보여주는 파워에 대리만족도 있지만 아이처럼 순수하고 착한 봉순이인 점도 더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나이를 먹으면서 연륜이라는 것도 있지만, 저는 조금 손해 보기 싫고 강해지는 저를 느낄 때가 있는데요. 봉순이 말을 생각해 보게 되더라고요. 사실 약자에게 강하다는 건 비겁한 건데, 남자에게만 국한 되는 이야기는 아니니까요.
석양을 보며 서 있는 두사람, 저는 이 장면이 정말 좋았습니다. 봉순이의 엄청난 파워를 목격한 안민혁의 마음이 복잡해 질만도 한데, 봉순이가 힘을 제대로 쓸 수 있게 훈련하자고 이야기합니다. 봉순이는 영어단어만 외우고 있을 때가 아니라,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잘 한 결정입니다.
"너 킹콩이란 영화 봤냐. 거기 보면 킹콩이랑 여자주인공이 노을을 보면서 그래, beautiful.."
"아름답네요."
"내가 꼭 그 여자 주인공이 된 기분이야."
"아 그럼 모, 제가 킹콩이란 소리예요."
"아주 아주 특별한 킹콩이지, 땅콩같은 킹콩. 아니 이 조그만 몸에서 어떻게 어마무시한 힘이 가능하지?"
"저도 몰라요.. 그냥 그렇게 태어났으니까."
"초능력 모, 이런건가."
"집안 내력이예요, 여자들한테만 내려오는."
"그러니까 니말은, 너랑 결혼해서, 아니 너랑 결혼한다는게 아니라.. 누가 너랑 결혼해서 딸을 낳으면 걔도 그렇다는 얘기야?"
"뭐 이변이 없는 한."
"허 말도 안돼. 뭐 니가 잘못했다고 고개를 숙이고 있어? 집안 내력이라며...
그렇게 타고난걸 어떻게, 내가 타고 난걸 이렇게 잘 생겼듯이, 니가 타고난게 힘이 쎈게 잘못은 아니지."
"흥, 기 승 전 지자랑."
"근데 너 지난번 나한테 그랬잖아, 그 힘 제대로 쓰고 싶어졌다고...
이왕 이렇게 타고난거 제대로 한번 각 세워보자. 내가 너 도와줄께. 너 훈련이 필요해."
"훈련이라니요?"
"게임에서도 그래, 힘만 쎄다고 무턱데고 덤비다간 레벨 강등당하고 퇴출당하기 일쑤야.
니가 가진 그 힘을 어떻게 제대로 잘 쓸 수 있을지, 연구해 보자. 내가 널 진짜 진하로 만들어 줄께."
영웅 영화를 보고 봉순이가 왜 울었는지 알 것 같은 장면이었습니다. 봉순이 주제가 처럼 '힘을 내~ 슈퍼파워 걸, 더 이상 주저하지마!' 노래에서 말하듯이 주저하고 고민하고 봉순이는 힘이 들었겠죠. 봉을 뽑고도 구경하지 말라고.. 힘이 쎈 것은 제 잘못이 아니예요 라고 이야기 했던 봉순이, 자신의 힘을 깨닫고 그에 맞는 사람이 되는 것은 어려운 일일지도 모릅니다. 이 장면에서 안민혁도 아주 칭찬해 주고 싶지 않나요? 분명히 딸도 이런 힘을 가질 수 있다고 할 때 비틀거린거 같은데, 마음을 바꾼 것 같지는 않아서 말이예요.
집에가서도 게이여서 주가가 떨어진 김에 결혼을 해 버리라는 아버지에게 봉순이와 결혼할 거라고 이야기하고, 봉순이에겐 둘러댄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진심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봉순이에게 여자 친구가 다른 사람이 좋아졌다고 했는데, 별로 슬프지 않다는 국두... 여자 친구 옳지 않지만, 그럴만 하기도 합니다. 여자 친구가 쌩~ 해도 봉순이 걱정만 하는 국두니까요. 이런 나이스 타이밍에 여자친구는 잠깐 흔들리는 거니까 돌아올꺼라고 용기를 주는 봉순이 너란 여자!!! 왜 우린 친구인 걸까? 라고 이제야 뭔가... 안건지 모르는 건지, 의미심장한 말을 하는 국두, 그럼 지금 둘이 서로 좋아하고 있는 건가요?
둘이 잘 되지 못하는 건 단지 타이밍에 문제인건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꼭 오래 동경하고 짝사랑했던 사람이 운명의 짝이란 법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자신의 비밀을 모두 알고 있고, 부족한 부분까지 좋아해주고, 같이 있으면 너무 편한 사람이 옆에 있다면, 금방 다른 마음을 깨닫게 될지도 모르고 말이죠. 킹콩의 여자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 천상 남자 안민혁 대표가 봉순이의 외조를 잘 했으면 좋겠습니다.
힘쎈 여자 도봉순 6회 시청률은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 8.6%, 전국 기준 8.7%를 기록하며 9%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고 합니다.